2023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는 마동석 주연의 ‘마석도 형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전편보다 한층 넓어진 범죄 스케일과 복합적인 적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이번 영화의 주요 무대는 인천이며, 국내 항구 도시의 특성과 국제범죄의 연결 지점을 리얼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 속 인천이라는 도시의 실제 범죄 환경과 영화적 상상력의 조화를 중심으로 범죄도시3에 대한 심층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인천이라는 공간의 현실성과 상징성
범죄도시3는 인천을 주요 배경으로 삼아, 기존의 서울(1편), 베트남(2편)에서 다시 국내로 회귀한 느낌을 줍니다. 인천은 국내 제1의 항만도시이자 국제공항이 위치한 관문 도시로서, 실제로도 마약 유통, 밀수, 외국인 범죄 등 다양한 국제범죄가 집중되는 지역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마석도가 마약 밀매와 조직범죄를 추적하며 벌이는 수사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영화 속 인천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범죄 발생의 구조적 원인으로 기능하며, 공간 자체가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인천항, 수출입 창고, 외국인 밀집 지역 등 현실적으로 논란이 되어온 장소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영화가 허구에 머무르지 않고 어느 정도 현실 기반을 지니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 속 사건들이 단지 스릴을 위한 설정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며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결국 범죄도시3는 인천이라는 공간을 범죄와 수사의 충돌 지점으로 설정함으로써, 도시의 기능과 범죄의 발생 구조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뛰어난 공간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조직 범죄의 진화와 신종 범죄의 등장
범죄도시3는 시리즈 사상 가장 복합적인 악역 구조를 선보입니다. 윤계상(1편), 손석구(2편)에 이어, 이번에는 이준혁이 연기하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 악당 ‘주성철’이 중심이며, 여기에 국제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일본 야쿠자 조직이 더해지면서 적의 층위가 복잡해졌습니다. 주성철은 단순한 힘의 악당이 아니라, 전투 기술과 냉정한 판단력을 겸비한 캐릭터로, 기존의 ‘폭력적인 조폭’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조직범죄가 점점 더 지능화되고, 무기나 군사 기술이 동원되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영화는 이 복합적 악당 구조를 활용해 마석도와의 1:1 전투 이상의 긴장감을 조성하며, 추격, 잠입, 복수 등 다양한 서브플롯을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특히 마약 범죄와 그 유통 경로가 인천항을 통해 이뤄진다는 설정은 실제 국내 사회에서도 문제시되고 있는 항만 범죄와 직접 연결되는 소재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액션 장면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국내 범죄 지형의 변화를 반영한 설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시리즈의 리얼리티를 한층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범죄도시3는 '강력한 악당'이라는 단일한 카리스마보다 다층적 범죄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장르적 깊이를 확장했습니다.
마석도 액션의 확장과 시리즈의 성장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액션 스타일과 캐릭터 매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3편에 이르러 마석도는 기존의 ‘주먹 형사’에서 벗어나 국제 수사 감각과 시스템을 갖춘 범죄대응 전문가의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주먹을 사용하지만, 수사기법과 팀워크 면에서도 큰 발전을 보여주며, 범죄도시3에서의 마석도는 ‘일개 형사’가 아닌 시스템을 이끄는 수사 리더로서 활약합니다. 액션 면에서도 영화는 다양성을 꾀합니다. 좁은 실내에서 벌어지는 클로즈 전투부터 항만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추격씬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액션이 이뤄지며, 단순 반복적 액션의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벌어지는 마석도와 주성철의 대결은 단순한 힘 싸움이 아니라 전략적이고 심리적인 긴장감이 함께하는 액션으로 설계되어 있어, 전작과 차별화된 쾌감을 줍니다. 이처럼 범죄도시3는 마석도 캐릭터의 깊이, 팀워크의 중요성, 그리고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통해 시리즈가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더 이상 단순한 ‘액션몰’이 아닌, 세계관이 확장된 범죄 시리즈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3는 인천이라는 공간의 현실적 특성을 적극 반영하면서도, 새로운 악역과 진화한 액션 연출을 통해 시리즈의 방향성과 깊이를 동시에 확장시킨 작품입니다. 현실 기반의 사회문제를 스릴 넘치는 서사로 풀어낸 이 영화는 단순한 속편을 넘어, 현재 한국형 액션 영화의 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얼리티와 장르적 재미를 모두 잡은 범죄도시3, 아직 감상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