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는 1편의 국내 조폭 소탕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제 범죄조직에 맞선 마석도 형사의 활약을 그린 속편입니다. 이번 편은 한국과 베트남이라는 서로 다른 범죄 환경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단순한 액션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범죄도시2를 중심으로 한국과 베트남의 범죄 양상 차이, 사회적 맥락, 그리고 이를 극화한 영화적 표현을 중심으로 심층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한국 범죄조직의 구조적 특징
범죄도시1에서 주로 다루어진 한국의 조직폭력배는 비교적 폐쇄적인 네트워크와 지역 기반 범죄 구조를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강서구, 가리봉동, 구로 등 현실적인 도시 구역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지역 유착과 금전 갈취, 보호비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습니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마석도 형사는 이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계 형사로서 정석적인 수사 방식과 물리력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이는 한국의 경찰 조직이 범죄조직과 대면할 때 가지는 법적 제한과 현실적 접근 방식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한국 범죄조직의 특징은 특정 구역에서 고정적으로 움직이며, 사회 인프라 속에 스며드는 형태라는 점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이런 특징은 잘 반영되어 있으며, 1편에서 이어진 2편의 한국 장면에서도 지역기반 폭력조직의 체계와 그에 대한 경찰의 대응 방식이 현실감 있게 묘사됩니다. 특히, 범죄도시2는 1편의 한국 내 설정을 바탕으로 마석도의 캐릭터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며, 한국 내 범죄 환경이 비교적 통제 가능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초 자료 역할을 합니다.
베트남 내 범죄조직과 국제 범죄의 현실
반면 범죄도시2의 주요 배경인 베트남 호찌민에서는 완전히 다른 범죄 환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윤계상에 이어 악역으로 등장한 손석구의 ‘강해상’은 국제 납치와 마약 유통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범죄자로 묘사됩니다. 베트남은 2000년대 후반 이후로 동남아시아 내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증가했으며, 실제로도 해외 거주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유흥 및 범죄 사건이 종종 언론에 보도되어 왔습니다.
범죄도시2는 이러한 실상을 영화적으로 반영하여,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 이상의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특히 베트남 내에서 한국 경찰의 활동이 법적으로 제한되는 구조도 영화 속에서 사실적으로 다루어지며, 강해상을 검거하는 과정은 단순히 "때려잡는 영웅담"이 아닌 국제적 협력과 외교적 문제까지 다루는 복합적인 서사를 구성합니다. 또한 영화는 베트남 현지 경찰과의 협력, 베트남 내에서의 불법 체류 한국인, 관광업과 범죄의 연결고리 등 실제 이슈들을 배경으로 삼고 있어, 단순한 판타지적 액션과는 거리를 둡니다.
이처럼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범죄는 단속이 어렵고, 법 적용의 허점이 많다는 설정은 강해상의 범죄가 더욱 치명적이고 무자비하게 보이도록 만듭니다. 이는 한국 내 범죄조직과는 확연히 다른 국제적 위협을 관객에게 인식시킵니다.
영화적 장치로 비교한 범죄 환경의 차이
범죄도시2는 공간 변화와 범죄유형의 변화를 영화적 장치로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한국에서는 밀도 높은 건물과 좁은 골목길, 복잡한 도시 구조 속에서 범죄가 일어나며, 그에 따른 근거리 전투와 조직 간 세력 다툼이 중심이 됩니다. 반면, 베트남 장면에서는 시야가 넓은 거리, 열대성 기후 속 이국적인 배경, 오토바이 추격전 등 국제적 긴장감과 시각적 변주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는 단순히 배경 변화 그 이상으로, 범죄 환경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한국 경찰의 ‘합법적 한계’와 해외에서의 ‘비공식 작전’이라는 설정도 매우 흥미로운 영화적 장치입니다.
마석도는 한국에서처럼 법과 절차에 의거하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비공식 수사로 강해상을 추적해야 하며, 이로 인해 더욱 비정형적 액션과 강력한 직접 대결이 강조됩니다. 결과적으로 범죄도시2는 한국과 베트남의 범죄 차이점을 단순한 설정이 아닌 이야기 구조, 연출 방식, 캐릭터 행동 양식 등을 통해 세밀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출력은 시리즈물이 가져야 할 진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영화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범죄도시2는 한국과 베트남이라는 서로 다른 국가를 배경으로 한 범죄환경의 특성과 현실적인 위협 요소를 영화적으로 충실하게 담아냈습니다.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닌, 글로벌 범죄의 위험성과 법의 한계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한국과 해외의 범죄 실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범죄도시2를 통해 현실적 고민과 장르적 쾌감을 동시에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